가만히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걱정하지 않고 살았던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아들 야구 연습하고 싶을 때 더 시간을 내서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애들은 이미 자랐고 어릴 때의 귀여운 모습은 사라졌다. 장모님이 자주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이 때가 가장 좋은 때야”
지금 생각해봐도 애들이 재롱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아빠!” 하고 달려나왔었다. 남자 나이 40대가 일에 가장 바쁠 때다. 세상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시기다.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 가장이 경제능력을 잃으면 가정이 무너질 수 있다. 50대까지 끊임없이 경제활동을 해야 애들을 무사하게 키울 수 있다. 자칫 경제능력을 잃게되면 그 고통이 처자식에게 가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이혼까지 가게 된다. 따지고 보면 결혼이후의 삶은 항상 불안의 연속이다. 부모의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게 된다. 자기 앞길 개척하고자 골똘하다 보면 이래저래 헛발질도 많이 하고 영혼이 시달리기도 한다. 자기 색깔대로 살고는 싶어도 개성으로 봐주지 않으면 돈키호테고 모난 돌이 된다. 평생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습관에 쩔은 이들이 도처에 산재되어 있기에 결이 안 맞아 피하는데도 엄청 기분 나빠한다. 욕할 줄 몰라서 하지 않는 게 아닌데 욕도 스스럼없이 하는 이들을 피하기 힘들다. 사람은 외롭고 적적한 존재임에도 외로움을 피하고자 무리를 지으려고 하다가 또 갈등을 겪는다. 이래저래 한세상 살면서 늙을 수밖에 없는 게 맘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민으로 기운을 소진하고 용쓰다가 기운이 빠진다. 1년마다 생명력이 툭툭 떨어진다. 애들에게 항상 말한다. “즐겨라.” “이 순간을 즐기는 훈련을 하는 거다.”라고 말해준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면 언제 즐길 건가? 고민을 가불해서 미리 하지 말고 항상 즐길 줄 알아야 세상에 나가서 뭐를 하더라도 고민하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성공의 비결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