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손실 라임사태
라임펀드사태로 1조원 가까운 펀드금액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직접 남부지검장의 대면보고를 받을 정도로 심각하다. 친여 법조인과 로펌이 이름 오르내리고 청와대 행정관 이름도 핵심관계자로 분류되고 있다. 잠적한 회장과 부사장은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라 한다.
허술한 금융시스템
우리나라 외환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감사원에서 감사해 본 경험이 있다. 아! IMF가 골백번 와도 할 말 없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
기업사냥꾼이 하는 수법은 간단하다. 근데 그게 고전 수법이다. 예나 지금이나 먹히니까 고전이다.
금융으로 장난질 치던 사람들을 쫓다가 국세청에 와보니 사건 속에 그들이 다 모여있었다. 기업사냥꾼 사건들을 차례로 소개해 본다.
회사팔고 받은 게 없는데 25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다
잘나가는 벤처회사가 있다. 아이템과 기술이 좋아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다. 대학교수 등 연구진도 실력이 있었다. 드디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회사 사람들은 모두들 기뻐하였다. 고생한 보람이 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회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눈이 있었다. 입맛을 다시면서 군침을 삼키고 있던 불나방 13호였다. 그는 쓰러져가는 코스닥 회사 하나를 싼 값에 인수하여 일단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상태였다. 일명 우회상장이라고 한다.
그의 목적은 회사 주식시세를 올릴만한 회사를 물색하는 거였다. 위와 같이 기술력 있는 회사가 제격이었다. 그러니 군침이 돌 수밖에 없었다. 불나방13호는 위 회사 사장을 만났다. 주식가치를 높여 주겠다고 말하였다.
“만들기만 하면 뭘 합니까? 잘 팔아야죠. 제가 외국까지 판매해 보겠습니다.”
사실 물건은 팔아야 돈이 되는 것이다.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파는 것이다. 마케팅이다. 그건 또 다른 능력이다.
결국 주식 51%를 파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 대가로는 현금 10억 원과 불나방 회사의 주식 240억 원어치를 받기로 하였다. 사실 이면계약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비밀이다. 중요한 점은 불나방13호는 주식시세 차익만 노리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는 회사주식가치가 부풀려지자 자신의 지분을 높은 가격에 팔아버렸다.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판다는 것은 애당초 관심 밖이었다. 게다가 회사 돈도 횡령하였다. 외국에 제품을 팔기 위해 자회사가 필요하다는 미명하에 회사 돈을 빼돌렸다. 그 회사는 사실상 불나방13호의 회사였다. 결국 불나방13호 회사의 주식가치는 땅에 떨어졌다. 망하였다.
불나방13호의 의도는 간단하였다.
기술을 개발한 회사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최대한 활용하여 불나방 회사 주식 시세만 엄청 부풀렸다가 최고시세가 되면 손 털고 시세차익만 먹는 것이었다. 결국 양도소득세를 25억 원이나 내야 하는 사람은 기술을 개발한 회사 사장이었다.
사장은 하소연하였다.
‘돈을 받은 게 없는데 어떻게 세금을 냅니까?’
현금 10억 원도 받지 못하였다. 통장에만 입금되었지 그 통장은 브로커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나방13호의 사람이다.
기술만 개발하는 사람들이 이런 구도를 미처 알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것을 미리 알고 대처하도록 법리를 제공해 주는 전문가도 찾기 힘들다. 알면서도 속는다. 이런 방법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속는다.
‘왜?’
고전적인 수법이기 때문이다. 고전이 왜 고전이겠는가? 잘 먹혀들기 때문에 고전이다.
2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