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실력향상시키는 법] 1
상체는 본능, 하체는 예술
골프는 본능을 극복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인생과 동일하다고 한다. 볼을 위로 뜨게 하고 싶으면 걷어올리는 게 아니라 내려 눌러 쳐야 하는 정도는 모두들 알고 있다. 그러나 알면서도 어려운 게 골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착하게 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 없지만 막상 그렇게 살기 힘들다. 20년 이상 같은
골프연습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폼을 보면 ‘우째 저렇게 실력이 늘지 않을까?’ 라는 탄식이 먼저 나온다. 운동신경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레슨을 안 받은 것도 아니다. 이 사람한테 배워보고 저 사람한테도 배워보고 다 배워보다가 결국 그게 그거라서 독학골퍼가 된다. 폼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행복해지려고 골프를 했다가 오히려 우울증 걸린다.
본능대로 치니까 왼쪽으로 훅이 나거나 아니면 깍아 맞아 슬라이스가 난다. 똑바로 치는 게 어렵다 보니 결국 나름대로 묘안을 찾아 볼을 치게 된다. 결국 자기만의 폼이 굳어지고, 연습한 게 있다보니 버리기 힘들다. 감으로 치다보니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잊어먹어버리기 때문이다. 300일 넘게 필드에서 사는 골퍼들이어도 의외로 폼이 좋은 사람 찾기 힘들다. 특히 시니어들은 더 그렇다. 어떻게 저런 폼으로 싱글을 치지 의아할 정도다.
대부분 연습으로 감을 잡아놨기 때문에 몸 상태에 따라 샷이 됐다 안됐다 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오전 다르고 오후 다르고, 전반 9홀 다르고 후반 9홀 다르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본능으로 치다보니 타이밍을 잘 맞춰놔야 볼이 잘 맞는다. 그런데 감을 계속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힘들다. 체력이 떨어지면 일단 근육이 피로해지고 그러면 감이 떨어지게 된다. 맨붕이 그래서 온다. 한번 안되기 시작하면 계속 안 된다.
20년 넘게 골프를 하면서 최근에서야 이치를 알았다. 그만큼 원리를 알기 힘든 게 골프인 것 같다. 가르쳐주는 사람마다 다 말이 틀리다 보니 제대로 알기 힘들다. 그러니 혼선이 오고 그래서 독학을 하게 된다. 그러면 착각이 굳어지고, 결국 배우다가 포기한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다보니 나름대로 편하게 쳐보고자 하지만 동작을 왜소하게 치거나 천천히 치는 정도로 타협하고자 한다. 그러니 원없이 휘둘러도 방향성을 보장받는 골프를 맛보기 힘들다.
방향성을 보장받으려면 왼쪽을 잡고 휘둘러야 한다. 그러려면 하체로 리드해서 백스윙 하고 다운스윙도 하체로 해야 한다. 그게 예술이다 보니 쉽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 훈련을 하지 않고 똑딱이 볼을 치게 한다든지 동작을 제한하거나 부드럽게 친다는 명분으로 소심하게 치게 하는 것은 골프 원리가 아니다. 왼쪽을 잡고 머리를 뒤에 두고 원없이 휘두르는 연습을 해야한다. 그게 방향성과 비거리를 보장해준다. 그러러면 상체로 하면 안 된다. 하체로 해야 한다. 백스윙도 그렇고 다운스윙도 하체로 해야한다.
본능은 상체를 쓰고 싶어한다. 그래서 손만 들거나 상체로 백스윙하게 되고 볼을 치려고 엎어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인아웃이 안되고 아웃인이 된다. 다운스윙시 상체가 머리와 함께 따라가버린다. 축이 무너져 버린다. 그러면 방향성을 보장받기 힘들다. 프로도 왼쪽을 무서워 한다고 한다. 왼쪽으로 감기는 볼이 한번씩 나오면 사격에서 영점조준 하듯이 오른쪽으로 가게끔 조정하다보면 스윙감각이 무너져 버린다고 한다.
‘돈을 모으는 것은 본능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다. 돈을 잘 쓰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예술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젊어서 해야 한다. 너무 늦게 하면 그만큼 시간도 더디고 힘들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상체를 쓰지 않고 하체를 써야 예술이 된다. 골프원리에 따라 치는 훈련을 해야 폼도 좋아진다. 몸이 유연할 때 해놓으면 나이먹어도 실력이 녹슬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라운딩 가더라도 핸디를 유지할 수 있다. 혹자는 본능으로 치라고 하지만 그것은 상체를 쓰라는 게 아니라 동작을 자연스럽게 하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본능대로 치면 오래가지 못한다. 한계에 부딪치면 우울해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상체보다 하체를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본능을 자제해야 한다. 그래야 머리가 뒤에 남아있게 되고 축이 무너지지 않는다. 별로 힘들여 친 것 같지 않는데도 비거리가 나는 이유는 그런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동영상이 아닌 런치모니터로 스윙분석을 해보면 효율도가 좋게 나온다. 이래야 적은 힘으로도 비거리가 더 나고 방향성도 좋아진다. 헤드스피드가 빠르면 좋지만 나이먹으면서 힘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기술이 받쳐주면 적은 힘으로도 거리를 낼 수 있고 방향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 본능으로 하는 골프보다 하체로 하는 골프를 하고자 해야 헛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을 아낄 수 있다.
골프를 예술같이 하면 폼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다. 나쁜 폼으로 점수만 잘 나오면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결코 따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인생도 본능대로 사는 게 아니라 잘 살아야 품위가 있고 예술이듯이 골프를 통해 세상 이치를 배운다. 인생의 지혜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쉽게 못보지만 골프는 금방 눈에 잘 보인다. 골프를 통해 삶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이치를 터득하는 게 골프의 진짜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