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식 교수님이 저술한 “부처님의 부자수업”(불광출판사)에서 거론한 우리나라의 최고의 세금전문가를 선택하는 법에 대한 글의 일부를 저자의 동의하에 인용한다.
아메리칸 인디언과 백인이 서로 교역할 때의 일이다. 백인들이 인디언 추장에게 앞으로의 날씨를 물어보면 놀랍게도 잘 맞추어 감탄하곤 했다. 어느 날 비결이 무어냐고 묻자, 추장은 당신들한테 산 라디오의 일기예보에서 들었다고 했단다.
대한민국 언론의 경제 관련 기사가 매우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경제 정보는 충분히 담고 있다. 예를 들면 2015년 3월부터는 세대주가 아닌 무주택자도 국민주택 등에 주택청약을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는 세대주가 아니므로 무주택자여도 청약을 할 수가 없었다. 경제에 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은 언론 기사를 보며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한국어판을 내놓은 같은 해외 유명 언론을 잘 활용하면 된다. 외국어 독해 능력이 있으면 미국과 유럽 언론을 고르게 참고하면 좋다. 인터넷에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곳곳에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낚이지 말아야 한다.
요즘 젊은 사람은 하루에 몇 시간씩 웹서핑을 한다. 스포츠나 연예기사에만 흥미를 갖지 말고 경제 관련 기사도 꼼꼼히 챙겨보면 좋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경제 뉴스 항목을 잘 정리하여 제공하고 있으니 자주 보는 습관을 들이자. 컴퓨터나 휴대폰을 켜면 저절로 경제 뉴스 화면이 나타나도록 설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거나 멍하니 잡념에 빠지는 시간을 모으면 족히 한두 시간은 된다. 이 시간에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성찰하고 현재를 냉철하게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막상 돈에 대해 공부하려는 마음을 내더라도 막막해 진다. 배울 곳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영학 교육은 대기업 경영인 양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시중에는 온갖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두 전문가인 양 행세하고 있다.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서 많은 지식을 접할 수는 있지만, 여기에는 체계화 되지 않은 지식이라는 문제가 있다. 체계화 되지 않은 지식은 자칫 위험하기도 하고 지식의 양에 비해 효과도 작다. 배워도 배워도 어느 정도 수준을 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를 후,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여러 세무사에게 문의 했더니 액수가 모두 다르게 나왔다. 기업은 세금 문제로 소송을 하게 되면 대부분 법무법인으로 간다.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에게 의뢰 했으니, 설사 법정에서 지더라도 담당자는 사장의 질책에 당당하게 변명할 수 있다. 만약 대형 법무법인이 아닌 개인 변호사한테 의뢰했다가 법정에서 지게 되면, 사장의 질책에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그러나 대형 법무법인이라고 해서 꼭 세금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다.
실제로 판사나 검사 중 세금 사건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변호사 중에서도 세금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세무사보다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변호사가 많으며, 심지어 의뢰인의 설명을 듣고도 사건을 이해조차 못하는 변호사도 있다.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현혹되기 때문에 세금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는가를 보는 게 아니라 과거에 어떤 직책을 맡았는지를 본다. 부장판사, 부장검사, 대법관, 검사장 출신이면 세금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런 측면에서 전관 예우의 문제도 발생하는 것이다.
내가 꼽는 대한민국 최고의 세금 전문 변호사는 국세청 법무과장을 5년 역임한 어느 변호사이다. 세금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전문가이다. 그에게는 의뢰인이 끊이지 않는데, 다른 변호사들이 보내는 경우도 많다. “국세청에서 예상하지 못한 세금을 부과하면 부자들조차 유치원생이나 다름없어요” 라는 그의 말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주식이나 펀드의 전문가는 세금 전문가와는 달리 교육이나 경력이 중요하지 않다. 경영학 교수라고 해서 투자를 제일 잘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어도 투자 성과가 좋다면 그가 고수인 것이다. 결국 전문가 선정은 분야마다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주식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등 조언을 해줄 경제 전문가는 수없이 많다. 그런데 자신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데, 전문가를 선택하려면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딜레마에 봉착한다. 답은 명백하다. 우리는 전문가를 잘 선택하기 위해서라도 돈에 대해 공부하고 연습해야 한다. 전문가를 선정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전문지식, 성격, 안목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은 기술과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에서 “온갖 기술을 먼저 배우고, 다음에 온갖 재물을 모으되 ….”라고 설한다. 에서도 “마땅히 먼저 기예를 익히라. 그래야만 재물을 얻으리.”라고 설한다.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는 돈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
돈에 대해 관심도 없고 공부하기 싫다면 예금이나 적금밖에 길이 없다. 주식, 펀드, 부동산 등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운도 따라야 한다. 예금, 적금에는 행운의 요소가 없다. 행운이라는 불확실성이 싫다면 예금이나 적금이라는 아주 빤하지만 안전한 길로 가면 된다. 다만 나이가 들어서 ‘젊어서 돈 좀 벌어 놓을 걸’하고 후회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자기 삶의 경영철학이 확고히 서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