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에는 한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고 한다.
假使經百劫 설사 백겁을 지나더라도
所作業不亡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고
因緣會遇時 인연이 모여 만날 때
果報還自受 과보가 돌아와 자기가 받는다
이를 삼세인과(三世因果)라고 한다. 이 삼세인과는 바로 당신의 심리행위와 당신의 평소의 사람됨과 일처리,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생의 행위가 누적되어온 것으로, 이것이 동력이 된다고 하며 이를 업력이라 부른다고 한다.(마하연출판사 생과사 그 비밀을 말한다 130p 일부인용).
내가 볼땐 두 부류다. 살아서 업을 소멸하는 이가 있고 오히려 업을 더 쌓는 이가 있다. 물론 후자가 태반일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 업 하나 소멸시키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이 짊어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짐을 가지고 태어났으면서도 산을 올라가면서 짐을 덜어내기는 커녕 더 보태면서 올라가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어리석음의 연속인 느낌이다. 했던 것 또 반복하고, 실수했으면서도 또 잊어먹고 본능이 발동되어 반복하고… 요즘 뉴스를 보면 이런 부류들을 많이 보게 된다. 고위공직자들의 말로가 좋지 않다. 불과 몇 년도 안되는 직위를 위해 평생 씻지도 못할 업을 짓는다. 어리석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업을 지을만한 사람들이 수장이 되는 듯 하다. 시키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뉴스에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 이야기도 나왔다. 국정원 돈을 받았다고 한다. ‘이현동 前국세청장, DJ음해 돕고 국정원 돈 받은 정황’ 동아일보 기사제목이다(2018.1.30.자 동아일보 기사) 전직 대통령들이 비자금을 해외로 은익했다는 풍문을 조사하는 명목이라고 하는데, 그 기사를 접하면서 몇가지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그가 취임과 동시에 국세청을 왜 조사국 위주로 개편하려 했는지, 그리고 역외탈세를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당시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인수위업무보고를 마친 후 지방청장 회의를 주재한 결과를 보도한 언론기사가 그런 내용이었다. 내가 재직 때 모셨던 국세청장은 5명이다. 그 중 한사람만 제외하고 모두 검찰수사를 받았다. 국세청을 나온 직후의 국세청장이 이현동 전 청장이다. 국세청 재직 당시 항상 직원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었다. 사건은 흔적이 있다고.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시절의 때를 만나면 발화하게 된다. 앞으로 또 누가 사건의 흔적때문에 곤혹을 치를지 모른다.
최근 검찰 고위간부인 후배를 만나 이야기 한 게 있었다. 외부에 있는 사람이 더 잘 본다는 말에 공직 안에서 세상을
보면 세상을 다 아는 것 같아도 밖에 나오면 한치 앞도 앞보인다고 말하였다. 공직이라는 정해진 틀에서 보는 세상을 전부로 착각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서울지방국세청법무과장 시절 당시 법무과 직원들과 함께 [/ca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