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이 아이러니컬하다
인생은 외롭고 적적하다. 스스로를 잘 보면 사람 속에 있으면서 외롭다고 하고 돈이 있는데 빈곤하다고 한다. 참 묘한 거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치가 오히려 아이러니컬하다. 정반대 현상에 부딪친다. 의욕하면 오히려 헛발질 해버린다.
2. 허하니까 찾으러 다닌다
밖에서 구하는 것은 진리가 없다 한다. 근데 사람들은 사람 쫓아가면서 외롭다 하고 돈 쫓아 다니면서 없다 한다. 본인이 온전하지 못하니까 맨날 주워담는 거라 한다. 그 많은 지식을 공부하고서도 맨날 담는다. 그래서 정신이 빈곤한 거다. 없어서 몰라서 빈곤한 게 아니다. 이미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모르니까 맨날 엄한 데서 찾는다. 맨날 구하러 다니고 맨날 지식을 집어넣는다. 정신이 빈곤한 거다. 내 스스로에서 찾아야지 종교에서 구하고 사상에서 구하고 정치에서 구하고 그런 것 다 해결이 안 되는 거다.
집에서 조용히 차 한잔 마시면서 넉넉함이 있고 내 스스로를 직관할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은 게 없다 한다.
근데 그걸 못하니까 바깥으로 구하려다 보니까 헉헉거리고 맨날 외롭고 맨날 쫓아 다닌다. 사람이 다 허해서 그렇다는 거다. 허하니까 자꾸 찾는다.
3. 할 일 없으면 참선하라는 의미
이 세상에는 싸울 논쟁거리가 없다. 소승이니 대승이니 돈오돈수네 돈오점수네 선이네 교네 쓸데없는 사람들이 자꾸 싸운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고. 할일 없는 사람들이 논하는 거라 한다. 부질없는 애기 하는가 보다. 심심해서.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거다. 할일 없으면 참선하라 한다. 정(定)을 쌓으라는 의미다. 쏘다니지 마라는 거다. 안정이 안 되니까 쏘다닌다. 참선하고 밥 먹고 차 한잔 하고 그보다 더한 게 있을까. 이렇게 좋은 것을 안 한다.
4. 번거롭지 않게 살고자 하는 사람은 그나마 넉넉한 사람
사람이 환경의 동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게 살아온 환경에서 못 벗어난다. 인연도 맺어놓으면 자기 맘대로 못한다. 번잡함을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살고싶어도 삶이 번잡함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게 쉽지 않다. 공기좋은 데서 살고 싶어도 쉽지 않다. 다 정리하고 시골에서 소소함에 만족하고 한가롭게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넉넉한 사람이라 한다. 대부분 할 일 없는 시골에서 있으라 하면 못 있는다.
5. 더이상 할 것 없을 정도로 넘친다
그동안 보고 들은 것만 해도 넘쳐 넘쳐. 할 것 없어. 지금까지 공부한 것만 해도 너무 많아. 너무 많아서 써 먹지도 못해. 시간나면 집에서 참선하고 가족들끼리 차 한 잔 하고 이보다 더 좋은 것 없어.
수십 년 자연 바람에 발효 된 좋은 차는 기운이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 수십 년 묵은 도반도 이런 존재다.
소쿠리에
담아
봄 향기 가득한 얼굴로
들판으로
가고 싶다
소박하고
넉넉한 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