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우리 연전 일대를 덮은 신록은 어제보다도 한층 더 깨끗하고 신선하고 생기 있는 듯하다.
이러한 때─푸른 하늘과 찬란한 태양이 있고, 황홀한 신록이 모든 산, 모든 언덕을 덮은 이 때, 기쁨의 속삭임이 하늘과 땅, 나무와 나무, 풀잎과 풀잎 사이에 은밀히 수수되고, 그들의 기쁨의 노래가 금시라고 우렁차게 터져 나와, 산과 들을 흔들 듯한 이러한 때를 당하면, 나는 곁에 비록 친한 동무가 있고, 그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에 곁눈을 팔지 않을 수 없으며, 그의 기쁨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아니할 수 없게 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사람이란─세속에 얽매여, 머리 위에 푸른 하늘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주머니의 돈을 세고, 지위를 생각하고, 명예를 생각하는 데 여념이 없거나, 또는 오욕 칠정에 사로잡혀,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싸우는 데 마음에 영일을 가지지 못하는 우리사람이란, 어떻게 비소하고 어떻게 저속한 것인지.
– 신록예찬 중에서 일부 –
30년 가까이 지내는 수행자로부터 전화통화를 한 대화 내용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세상사람들에게 모두 전하고 싶은 말이라서 전하고 싶다.
선이 무엇인가?
바깥으로 향하는 모든 마음을 끊는다. 그리고 나의 성품을 보는 거다.
도인이 못 되었어도 그게 도인으로 가는 길이다.
참선을 안 하면 맨날 생각이 사방팔방으로 바깥으로 미친x 널뛰듯이 한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근데 그걸 모른다.
그러나 앉아 있으면 선을 하는 순간에 모든 인연이 끊어진다.
누구와 말을 할 일도 없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 나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나고 싶어서 생각이 나는 게 아니다.
저절로 생각이 떠오르고 무의식 속에 있는 깊은 미세한 번뇌들이 다 떠오른다.
그게 바로 내 모습이다.
망상도 내가 피우는 거다. 누가 망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집도 지었다 부쉈다 한다.
그게 다 망상이고 꿈인데 내 생각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딴 정신세계가 들어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게 공부하는 길이다.
내 자신을 잘 보고 내 마음을 다듬어 가고 ‘아! 이게 다 망상이다. 내 욕심이다 내 번뇌다’고 보는 게
다 참선에서 오는 거다.
그러니 참선이 유용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이 우주를 내가 쥐고 있다.
일체유심조다.
이 우주가 나를 떠나 있는 게 아니다.
망상이 끊없이 펼쳐지는 거다.
그 외에 뭐가 있는가?
우주도 모두 거기에 다 있다.
다른 데서 구하지 말라는 말이다.
마음을 가라앉혀 참선하는 순간에 번뇌망상 속에 들어가지만 그 자체도 하나의 과정 속에 들어가는 거다.
참선한다고 앉아있어도 온갖 번뇌망상이 떠오르지만 그걸 다 거쳐가야 한다.
마치 흙탕물이 뿌여니 온갖 번뇌가 끓지만 착 가라앉으면 마음도 맑아지고 심연을 볼 수 있다.
지혜가 생긴다.
세상이치를 본다.
그걸 모르기 때문에 자꾸 바깥으로 쫓아서 물질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고 돈을 추구하고 지위를 추구하고
그러니까 내 마음을 등졌다는 거다.
자기 자신을 상실하였다.
매이면 모든 것에 끄달리든 집착하든 다 같은 거다.
맹신하면 신에 끄달려가는 거다. 신 외에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나머지는 다 필요없게 된다.
그럼에도 그걸 굳건히 믿는다. 맹신이라는 거다.
그리고 거기서 안락을 얻는다. 나는 구원을 받았다 한다.
그게 어찌보면 대리만족이다.
자식이 잘되면 만족스럽다. 그러나 실제 자신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착각하는 거다.
종교가 그렇게 사람을 현혹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맹신을 하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믿음이 옳다고 생각한다.
거두절미하고 참선을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이라도 해야 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그걸 안하면 미친x 널뛰뜻 맨날 정신없이 살면서 실제는 자기를 모르는 거다.
아무리 바쁘게 산들 그게 다 일장춘몽이고 부질없는 짓에 쫓아간 거다.
그러면 마음의 흔적만 남아있다.
마음의 흔적을 남기지 마라. 마치 허공에 나는 새처럼.
날아가는 새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불교공부를 조금 하면 다 알고 있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뼛속 깊이
마치 DNA까지 쏵 바꿔버릴 정도로.
그게 무념처에 가는 거다.
거기가면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
내 의식의 세계는 통제할 수 있다.
무의식의 세계 업식의 세계에선 안하고 싶어도 자꾸 끌려간다.
나도 모르게 나도 몰라.
의식의 세계든 무의식의 세계든 업식이 엄청나게 작용한다.
근데 그걸 모르고 맨날 남 탓하고 그러면 해결이 안 된다.
신이 구원해준다고 해결이 되는 걸까?
신이 내 죄를 말끔히 씻어주는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나는 나다. 누가 내 대신 어떤 것을 해준단 말인가.
내 대신 누가 죽어줄 수 있는가.
부모가?
때가 되면 죽게 되어 있다. 누가 대신 죽어준다 해서 사는 게 아니다.
밥도 내가 먹어야 배부른 거고 사는 거지 누가 대신 먹어준다 해서 배부르고 사는가?
내 생각을 누가 대신해준단 말인가. 내 생각이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찰나찰나에 내가 생각한 거다. 어떤 사람이 생각해주는가?
누가 생각을 대신해 준단 말인가.
100% 나다. 나는 나다.
부모가 재산을 조금 줄 수는 있겠지만 생사의 길목에서 돈 조금 받아서 그게 뭐할 것인가.
우주를 보는 마당에 돈 조금 준다고 그게 뭐 중요하는가.
가져갈 것도 없고 쓸만큼 쓰고나면 끝인데.
이걸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헛것에 속아서 맨날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배고프면 내가 밥 먹듯이 내 일은 내가 해결하는 거다.
누가 해결해 주지 않는다.
해준다는 것은 귀신이다.
귀신에 속아서 귀신이 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자기 전에 힘들더라도 참선을 30분이라도 1시간이라도 꼭 해야 해.
이것은 필수야.”
https://youtu.be/Jn8YkmjCVxk